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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 기록

자취 1일차. 이사날

by 기록하는 건네 2024. 1. 7.

왼쪽은 내방, 오른쪽은 짐을 싸서 집안 복도에 늘어놨다.

 

 

이사 가기 전날.

설레는 마음을 안고 침대에 누워서 마지막으로 내 방 사진을 찍었다. 이사 전전날도 새벽까지 야근했고, 이사 전날도 야근하고 집에 돌아와서 제대로 준비도 못하고 누웠다.

첫 자취라 집에서 나와서 살 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내일 만나야 할 부동산 사람과 임대인, 이사 도와주실 용달 아저씨, 주문한 물건들이 제대로 잘 올지 등등 걱정이 많아서 잠이 잘 안 오더라. 잘해보자고 다짐했던 것 같다.

 

 

이삿날.

임대인 만나서 잔금 치르고 인테리어 공사기간 동안 쌓여있던 관리비를 정산받고(오천원정도 되는 돈을 현금으로 줬다.ㅋ) 집에 들어갔다. 집주인도 부동산에 모든 걸 위임해뒀다고 했고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한 번도 안 와보다가 잔금날 겸사겸사 처음 와본다고 하며 같이 집에 들어갔다.

샷시, 화장실, 싱크대, 타일 등등 새로 시공했고, 도배랑 장판도 싹 간 집이라 겉으로 보기에는 깨끗하고 깔끔했지만, 막상 짐을 옮기고 청소를 하려고 구석구석 살펴보니..

 

좌측 사진은 TV선? 이 벽지를 뚫고 나와있고.. 옆에 콘센트는 선이 연결도 안되어서 떨어짐. 우측사진은 벽지가 6-7겹이 되는게 다 떠있었음. 
우측 벽지 떠있고, 좌측 인터넷 선 저따위로 해놓음.

 

더는 첨부 안 했지만 진짜 하자 파티였다. 현관 센서가 안 들어오고 큰방 전등이 나가서 안 들어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웃음밖에 안 나왔다. 아무리 30년 이상 된 아파트라고 해도 아파트고 샷시 포함해서 싹 다 고친 집에 들어와서 살면 전월세 사기에서도 그렇고 안전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그래도 나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도 화장실이나 싱크대는 남이 안 썼던 거니까 깨끗할 거고 나머지 부분은 화장실이랑 싱크대만 괜찮으면 살만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내 착각이었나 보다.

 

부동산 할아버지, 인테리어 할아버지는 젊은 사람이라고 무시하고 이거 저거 고쳐달라고 했을 때 이런 집에 살면서 이런 거까지 고치려고 하냐는 말을 하면서 임차인은 가만히 있으라고 했고, 임대인이 같이 와서 확인해서 망정이지 나만 있었으면 아무것도 안 해주려고 했을 거다. 내가 들어온 집은 고쳤다고 하면서 그렇게 싸게 나온 집도 아니었고 심지어 나는 월세라 보증금도 내고 월세까지도 100만 원 가까이 내고 살 예정이었다.

 

결국 하자 부분은 다 받아내고 고치긴 했지만 그걸 고쳐달라고 하기까지 여러 사람이랑 언성 높이면서 하루종일 싸워야 했다. 왜 자기가 하자 만들면서 대충 작업해 놓고 이렇게 당당하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내 인생에 이렇게 타인과 많이 싸우게 될 줄도 몰랐고, 이렇게 하자가 많고 문제있는 집에서 살게 될줄도 몰랐다. 하루종일 내가 이런 일을 겪게 되다니 하는 말을 달고 있었다.

 

 

 

충격적인 문고리

 

 

수많은 하자를 어찌저찌 해결하고 청소에 집중을 하려고 보니 이전에 살던 사람이 한 번도 청소를 안 한 건지 뭔지 너무너무 더러웠다.

사실 집을 알아볼 때 이 집에 이전에 살던 세입자가 8년 이상 살았다고 하는 얘기를 들어서 그 부분에서 더 이 임대인과 계약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었다. 그런데 이렇게 집에 관심도 없고 부동산이 집 관리인이라도 된 양 모든 걸 다 맡겨놓는 임대인을 만나게 되다니ㅋㅋㅋ 그냥 12년은 내가 청소해야 할 때의 누적 햇수였나 보다.

 

어쨌든 문틀과 문, 손잡이는 쓸만하니까 교체를 안 한다고 못 박았고, 쓸 수는 있는 게 맞으니까 알았다고 했다.

원래는 문고리를 내가 사서 교체해서 쓰고 나갈 때 원래 걸로 다시 달아놓고 나갈 생각이었는데 집 상태를 보니 굳이 그러고 싶지 않아 졌다. 문고리만 교체해서 뭐 하나 싶었다. 문 자체도 진짜로 30년이 된 건지 낡은 거에 페인트칠만 두껍게 되어있었다.

 

하루종일 싸우고 청소하고 싸우고 청소하고 주문한 가구 받고 하다 보니 어느 정도 체념이 되어갔다. 어짜피 계약한거고 잔금도 다 치렀고 이곳에서 얼마가 됐든 한동안은 살수밖에 없으니까 어느정도 납득을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사 첫째 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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